소서 지나면 진짜 더위 시작, 지금 이 토마토부터 챙기세요
2026. 07. 01.
7월 7일은 24절기 중 소서(小暑), 작은 더위라는 뜻이지만 사실 여기서부터 진짜 더위가 시작됩니다. 옛날엔 이맘때 애호박을 넣은 민어탕을 끓여 먹었다고 합니다. 애호박에서 저절로 단물이 우러나고, 마침 민어는 기름이 오를 대로 오른 시기라 고추장을 풀어 끓여도 그 단맛이 살아 있어 첫여름 입맛을 확 돋워줬다고 하네요.
그런데 저는 생선을 그렇게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소서에 뭘 먹으면 좋을지 다시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게 토마토였습니다.
요리사들은 왜 토마토를 늘 익혀서 쓸까
요리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셰프들이 생토마토를 그대로 쓰기보다 늘 볶거나 소스로 끓여서 쓰더라고요. 어릴 때 엄마가 토마토를 썰어 설탕 뿌려주시던 기억만 있던 저는 그게 좀 낯설었습니다.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토마토의 핵심 성분인 라이코펜이 지용성이라는 게 답이었습니다. 기름과 함께 열을 가하면 토마토 세포벽이 부서지면서 라이코펜이 훨씬 잘 흡수됩니다. 생으로 씹어 먹을 때보다 올리브유에 볶거나 소스로 끓였을 때 몸에 흡수되는 양이 몇 배 더 늘어난다고 하니, 이번 소서엔 저도 그냥 썰어 먹기보다 한 번 볶아서 먹어보려고요. 여러분도 오늘 저녁엔 생토마토 대신 살짝 볶거나 끓여서 드셔보세요.
그러고 보니, 프렌치 요리엔 왜 토마토 소스가 자주 나올까
요리 프로그램에서 프렌치 요리를 다룰 때마다 라따뚜이나 니수아즈처럼 토마토 소스가 유난히 자주 등장하더라고요. 한국엔 김치가 있는데, 유럽 요리는 왜 이렇게 토마토를 익혀서 쓰는 문화가 발달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답은 날씨와 수확 타이밍에 있었습니다. 토마토는 16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건너온 뒤, 지중해의 뜨거운 햇볕과 건조한 여름 덕분에 특히 잘 자랐습니다. 문제는 수확이 한 시기에 몰린다는 것이었죠. 우리나라는 겨울을 나기 위해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발효시키는 김장 문화가 발달했지만, 유럽은 발효 대신 끓여서 소스나 병조림으로 저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자리 잡은 조리법이 지금의 파스타 소스로까지 이어진 겁니다.
그럼 국산 토마토는 어디가 가장 좋을까
외국 토마토 산지를 찾아보다가, 문득 우리나라는 어디가 제일 좋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경북 상주였습니다. 전국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딱 4곳뿐인데, 그중 상주가 42.7ha로 가장 큰 규모이고 핵심 작목이 바로 토마토입니다. 소서 무렵이면 상주 토마토가 한창 물이 올라, 온실 안에서 온도·습도·양액을 정밀하게 맞추다 보니 장마철에도 품질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실제로 대형마트 신선식품 담당자가 직접 산지를 찾아올 정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토마토 효능, 라이코펜만 있는 게 아닙니다
- 항산화: 라이코펜이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노화를 늦춥니다.
- 눈 건강: 루테인·제아잔틴 계열 성분이 자외선 강한 여름철 눈 피로를 줄여줍니다.
- 피부 미용: 비타민C가 콜라겐 합성을 도와 자외선으로 지친 피부를 회복시킵니다.
- 전립선 건강: 남성의 경우 라이코펜이 전립선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좋은 토마토 고르는 법
| 확인 포인트 | 좋은 신호 | 피해야 할 신호 |
|---|---|---|
| 색깔 | 꼭지까지 고르게 빨간색 | 꼭지 주변만 초록빛 |
| 무게감 | 크기에 비해 묵직함 | 들었을 때 가벼움 |
| 꼭지 | 초록색이고 싱싱함 | 시들거나 말라있음 |
| 표면 | 탄력 있고 매끈함 | 주름지거나 물러짐 |
보관법과 주의사항
토마토는 실온에 꼭지를 아래로 향하게 두면 3~4일, 냉장 보관하면 일주일 정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 냉장 보관하면 세포막이 손상돼 향과 단맛이 떨어지니, 바로 먹지 않을 만큼만 냉장에 넣고 나머지는 실온에 두는 게 좋습니다.
위산 역류나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분은 공복에 토마토를 많이 드시면 신물이 올라오거나 속쓰림이 심해질 수 있으니, 식후에 소량씩 드시는 걸 권합니다. 류마티스나 골관절염이 있는 분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토마토는 가짓과 채소라 일부에서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2~4주 정도 끊어보고 증상 변화를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Q. 토마토는 과일인가요, 채소인가요?
A. 식물학적으로는 씨를 감싸는 열매이니 과일이지만, 농산물 분류상으로는 채소로 구분됩니다.
Q. 그럼 소스로 만들 땐 어떻게 익혀야 하나요?
A. 올리브유를 두르고 약불에서 15~20분 정도 뭉근하게 끓이면 라이코펜 흡수율도 높아지고 감칠맛도 진해집니다. 자세한 재료·순서는 토마토소스 레시피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Q. 냉장고에 얼려서 오래 보관해도 될까요?
A. 얼리면 세포벽이 파괴돼 식감이 물러지지만, 요리용으로는 오히려 편리합니다. 토마토소스나 스프용으로 쓸 거라면 손질해서 냉동해두고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하세요.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한국 땅에서 자란 제철 재료가 우리 몸엔 가장 잘 맞습니다. 이번 소서엔 애호박 넣은 민어탕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경북 상주에서 자란 토마토 한 알로 지금 바로 더위를 이겨내 보세요. Fresh Season 홈에서 제철 재료 더 보기 →